여름밤에 내리는 비
장맛비가 며칠동안 내린다. 약간 지겹기도 하다.비는 어디에나 떨어진다. 참외 위에 내리는 달달한, 슬라브지붕을 때리는 씨끄런, 장독위를 똑딱이는, 그리고 내 머리옆 창가로 떨어지는 비. 새벽이다. 창가에 빗소리가 잠잠하다 거세어졌다가를 반복한다. 고인 것이 냇물처럼 흐르기도 한다. 소리가 더 커지면, 비가 들칠까 창을 닫아야 할 지도 모른다. 여름의 길고 지루한 비는 잠시 두렵기도 하다. 빗소리가 점점 커져서 세상의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게 될 것 같은 그런 두려움. 비냄새와 모기향냄새가 끈적한 선풍기바람을 타고 온다. 코가 맵다. 옆에 누운 친구의 끈적한 어깨, 비를 피해 날아 온 힘없는 모기도 포함해 모두, 여름 밤일 수 있게 만드는 모습들,, 왠지 특별한 감정에 빠져들기 충분하다.여름은 꽤 멋있는 ..
2007.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