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액자의 새로운 제안

2013. 2. 6. 16:12사진



캔버스액자를 수년 전 처음 보았을 때 사진액자로 만들기에는 부족해보인다고 생각했습니다.

캔버스의 질감은 약간 거칠었고, 광택은 없었으며 이미지는 대체적으로 희미했습니다. 실사출력소에서 현수막위에 사진을 출력한 것과 크게 다르지않았습니다. 당시 종합현상소에서 컬러오퍼레이션과 색보정을 하는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럴싸한 분위기를 풍기는 캔버스액자라고 하여도 사진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진을 출력할 수 있는 용지로써의 매력은 전혀 없었습니다. 캔버스액자를 찾는 고객들이 점점 늘어나게 되었지만, 선뜻 권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후 사진을 출력하기에 좀 더 나은 캔버스소재와 출력방식을 검토하였고, 품질과 마감이 좀 더 훌륭한 업체를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모던한 인테리어와 고전적인 인테리어를 다 아우를 수 있는 액자라면 캔버스액자가 가장 적당하다는 확신을 점점 가지게 되었고, 해외에서는 아주 보편적으로 보급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약간 놀라기도 했습니다. 결국 캔버스액자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마감이 아주 훌륭하고 뛰어난 해상력을 가지고 있는 업체와 협력하게 되었고 온라인 상에서 판매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액자테두리가 없다는 점은 단순하고 밋밋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디자인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테두리가 없는 액자는 여러 개를 조합해도 어색해지지않았고, 그 안에 다른 테두리를 가진 액자를 그려 넣을 수도 있었습니다. 황금색 안료가 칠해진 두껍고 클래식한 액자 안에 디자인을 그려넣을 거라고는 상상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부모님 댁에 가보면 자녀들의 성장과정을 찍은 작은사진들을 큰 액자에 모아두시거나 끼워둔 가정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은 많은데 일일에 액자에 넣어 나열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에 착안하여 꼴라쥬방식의 캔버스액자를 디자인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은 꼭 보여주기 위해서 전시하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일종의 과거의 기억을 유지시키기 위함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진액자는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이 될 수 있지만 쉽게 지루해지는 인테리어용 가구와는 분명 다릅니다. 또한 사진을 다루는 일은 다른 사람의 추억을 다루는 일입니다. 쉽게 다룰 수 있는 일이 아님을 매번 느끼고 또 느낍니다. 잘 찍힌 사진만 좋은 추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포토피니시’는 디지털 시대의 추억을 보관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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